[제15회 창비 신인시인상 당선작] 만월주의보 외 4편 - 김지윤
[제15회 창비 신인시인상 당선작] 만월주의보 외 4편 - 김지윤 만월주의보 담장 밑에 표정이 떨어져 있습니다자세히 들여다보면 내가 떨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입을 맞추고 바람을 불어넣으니달입니다빗자루로 마당을 쓸면 구름도 집을 떠납니다 두 손에 물을 묻혀 얼굴을 닦습니다아침저녁으로 씻어도 닦이지 않는 표정이 있습니다혀를 입술에 대보지만 나는 맛이 없습니다나는 내 맛을 알고 싶습니다 입을 벌리고 달콤한 생각을 하며 달콤해지기를 기다리는 것처럼달을 보며 수박이라고 말하면 달에도 줄무늬가 생길까요눈을 감고 손을 더듬거리며 이건 냉장고 이건 티브이 이건 의자모서리에 등을 기대앉으면 불안도 지탱하는 힘인 것 같습니다 입을 맞춘 달이 언제 저곳까지 차올랐는지봄이라고 말하는 동안 봄이 오고지구의 모든 목련나무 꽃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