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경상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모카를 위하여 / 박문후
모카를 위하여 / 박문후 혜주의 집에서는 나와 모카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그녀의 손을 통해 제공됐다. 무엇을 먹고, 어떤 옷을 입고, 무슨 말을 할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모카는 시바견이니까 어떻게 짖어야할지가 맞겠지만. 만약 천사를 만난다면. 아니 자신이 천사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만났다면.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하겠지만, 나와 모카는 그녀를 천사라고 불렀다. 혜주의 집에선 모든 것을 그녀가 결정했다. 우리는 그녀의 친절에 즐거워하는 표정만 지으면 됐다. 내가 혜주와 같이 살게 된 것은 아주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때마침 나의 원룸 계약이 끝났고, 그녀 또한 함께 살던 어머니가 지방으로 내려가 버려서 혼자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혜주는 나를 위해 15평짜리 구축 아파트를 새롭게 인테리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