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뉴스N제주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물결을 읽다 / 김재호
물결을 읽다 / 김재호 어시장 뒷골목의 기억은 파랑이다바다가 심장을 통째로 내어놓은 듯난전에 퍼질러 앉은 저 장엄한 주검이여 장황한 설명이나 단출한 부연 없이물결처럼 그어지는 운명을 받아 든다파도가 가르쳐 주던 거스름의 무늬를 꿈과 이상은 미완의 섬, 현저한 온도차제 삶에 일어나는 파문을 다독이며조각난 물빛 삼키듯 처분만 기다리네 언젠가 푸르던 그 바다로 돌아가면배 밑에서 춤추며 퍼덕이던 날개 접고통통배 갯배 머리에 장승처럼 서리라 "백지가 되어 날개를 펼치리라" 저에게 왜 시를 쓰냐고 묻는 분들에게시를 짓는 것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저는 시는 쓰는 것이 아니라 우연히 저에게 찾아온 친구를 반갑게 맞은 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맛난 음식을 대접하고, 향기로운 차를 나눠 마시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