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농민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물고기 하품 / 박정효
물고기 하품 / 박정효 화장실은 1인 분의 정글이다. 칫솔을 물고 소변을 보면서, 벌거벗은 나는 생각했다. 어젯밤 TV에서는 아마존 밀림의 생태를 특별 다큐멘터리로 방영했다. 모든 훈화가 그렇듯, 풍족했던 과거와 무참한 오늘, 위태할 내일에의 보고였다. 먹이사슬로 얽힌 물과 나무의 공간에서 가장 치열한 것은 인간이었다. 공기가 있는 모든 곳에서 인간은 네 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싸웠고, 아마존은 칠백오만 제곱킬로미터의 전쟁터였다. 숱한 콜럼버스 떼가 옷을 내밀며 무리를 밀어냈지만 정글에는 여전히 벌거벗은 사람들이 살았다. 사냥, 축제, 성인식. 밤 열한 시가 넘은 시간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 사람들이 다리 사이로 희뿌연 연기를 달고 일렁였다. 정글 밖의 모자이크는 당자의 수치심이 아니라 우리의 음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