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문화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버드워칭 / 오선호
버드워칭 / 오선호 매니저가 테이블 위 담뱃갑을 집어 들자 쌍둥이 형제도 각자의 주머니를 뒤진다. 호프집 천장 높이 매달린 50인치 텔레비전에서 야구중계가 나오고 있다. 7회말 동점 상황, 1사 3루 찬스에서 3루 주자가 투수의 견제구에 걸린다. 의자를 뒤로 빼며 반쯤 일어선 어정쩡한 자세인 채로 세 사람의 눈이 방송 화면에 붙박인다. 매니저와 쌍둥이들은 응원하는 팀이 다르다. 잠시 주춤하던 그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자 미진도 맥주잔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는 문밖으로 나가는 그들을 눈으로만 쫓아간다. 미진이 입은 흰색 티셔츠 등에는 땀이 마른 얼룩이 흐릿하다. 얼룩 너머 짙은 색 속옷 끈 두 줄이 날개를 누르고 있는 것이 보인다. 날개 안쪽에는 한 쌍의 폐가 있을 것이고 그 안으로 곧 연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