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경상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빛의 그을음 / 허지영
당선작> 빛의 그을음 / 허지영 언니의 결혼식이 일주일 남았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엄마 집에 널브러진 언니는 붙박이였다. 엄마와 언니에게는 나만 아는 암모니아 같은 냄새가 있다. 낫토처럼 끈적이는 점액으로 이어진 듯한. 혼자가 되어 허전하기도 서운하기도 할 텐데 엄마는 숙제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엄마는 언니를 늘 아픈 손가락처럼 감쌌다. 언니가 진짜 어디 아픈 거냐고 내가 모르는 병이라도 걸린 거냐고 그런 게 아니면 내가 어디서 주워 온 딸인 거라고 엄마에게 따진 적도 많았다. 스물다섯이었던 언니가 귀가 시간보다 조금 늦었다고 잠긴 현관문 밖에서 싹싹 빌고 들어온 후 며칠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스물이었던 나는 친구들과 놀다 자정이 넘은 것을 알았고 쿵쾅거리는 가슴으로 엄마에게 전화했었다. 친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