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경남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수아는 1학년 / 허진호
당선작> 수아는 1학년 / 허진호 할머니는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붙였습니다. 비눗물이 흘러내리기 전에 ‘후~’하고 입김을 불어넣었습니다. 비눗물은 동그랗게 말리며 비눗방울이 될 듯하다가 ‘포옥’ 하고 터졌습니다. 그때 골목으로 오토바이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할머니는 마당의 빨래를 팽개쳐두고 재빠르게 계단 위로 올라가 담에 눈만 내어놓고 몸을 숨겼습니다. 집배원 아저씨였습니다. 아저씨는 오토바이를 세우고, 편지함 입구에 편지를 밀어 넣었습니다. “오랜만이야.” “깜짝이야. 숨어 계시다가 갑자기 말씀하시면 어떡해요. 놀랐잖아요.” “내 집인데 숨기는 누가 숨었다고 그래. 편지 왔어?” “입학 통지서요.” “그게 뭔데?” 집배원 아저씨는 오토바이에 다시 올라탔습니다. “할머니 집 아래채에 사는 수아레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