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경남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수아는 1학년 / 허진호
<당선작>
수아는 1학년 / 허진호
할머니는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붙였습니다. 비눗물이 흘러내리기 전에 ‘후~’하고 입김을 불어넣었습니다. 비눗물은 동그랗게 말리며 비눗방울이 될 듯하다가 ‘포옥’ 하고 터졌습니다. 그때 골목으로 오토바이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할머니는 마당의 빨래를 팽개쳐두고 재빠르게 계단 위로 올라가 담에 눈만 내어놓고 몸을 숨겼습니다. 집배원 아저씨였습니다. 아저씨는 오토바이를 세우고, 편지함 입구에 편지를 밀어 넣었습니다.
“오랜만이야.”
“깜짝이야. 숨어 계시다가 갑자기 말씀하시면 어떡해요. 놀랐잖아요.”
“내 집인데 숨기는 누가 숨었다고 그래. 편지 왔어?”
“입학 통지서요.”
“그게 뭔데?”
집배원 아저씨는 오토바이에 다시 올라탔습니다.
“할머니 집 아래채에 사는 수아레즈요. 그 아이에게 초등학교에 입학하러 오라는 통지서요.”
‘부르릉.’
아저씨는 몹시 바빴고, 올 때마다 짓궂게 구는 할머니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서둘러 출발했습니다. 할머니는 멀어지는 오토바이에 대고 소리쳤습니다.
“수아레즈는 이제 여기 안 살아. 자기 나라 갔다고.”
교장 선생님과 김 선생님은 탁자에 찻잔을 두고 마주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마치 화를 내는 것처럼 큰 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사실은 목소리가 워낙 커서 그렇게 보인 것뿐입니다. 교장 선생님이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말했습니다.
“김 선생님, 육아휴직으로 오랜만에 학교에 와서 힘들 텐데, 1학년을 맡기게 되어 미안합니다. 입학대상자 중에서 입학식에 오지 않은 학생들은 개별적으로 연락을 한 번 더 해보시고, 최종 입학 명단을 교육청에 보고하세요. 올해는 학생들이 많이 와야 할 텐데….”
교장 선생님은 더 큰 목소리로 말씀을 이어 가셨습니다. 교장실이 쩌렁쩌렁 울렸습니다.
“작년처럼 학생들이 적게 온다면 우리 산들초등학교는 문을 닫게 되고, 내년에는 이웃에 있는 초등학교에 합쳐져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학교의….”
“교장 선생님, 제가 입학식 때문에 준비할 게 많아서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김 선생님은 교장 선생님의 긴 말씀이 끝없이 이어질 것 같아서 교장실을 살며시 빠져나왔습니다.
“휴~.”
입학식은 강당에서 열렸습니다. 강당 앞 무대에는 여러 가지 색깔의 풍선으로 만든 무지개다리가 서 있고, 입학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목소리가 워낙 커서 마이크가 필요 없었습니다. 입학식이 끝나자 김 선생님은 아이들을 데리고 1학년 교실로 갔습니다. 학부모님들도 아이들을 따라 교실로 갔습니다. 아이들은 자기 이름표가 붙여진 자리에 앉았고, 가족들은 뒤에서 바라보았습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이름을 다시 한번 차례대로 불렀습니다.
“권지윤”, “예.”
“오소울”, “네네, 선생님.”
“수아레즈”, “네. 아니요. 아니요가 아니라 예. 아, 그게 아니고.”
수아레즈 대신에 할머니가 대답하셨습니다. 김 선생님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할머니께 다가왔습니다.
‘똑똑.’
“네, 들어오세요.”
교장실 문이 열리면서 김 선생님이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들어왔습니다.
“교장 선생님, 급히 의논드릴 일이 있습니다.”
“이리 앉으시죠. 그래, 무슨 일입니까?”
“오늘 입학식에서….”
“허헛. 내가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수아레즈라는 학생 대신 할머니가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우기신단 말씀이지요? 그 정도야 아무 문제도 아닙니다. 내가 예전에 영덕에 근무할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말이죠.”
마음이 급한 김 선생님이 말을 가로챘습니다.
“교장 선생님, 그럼 할머니를 교장실로 오시라고 해도 될까요?”
“하하. 그렇게 하세요. 아무 문제없습니다.”
김 선생님은 할머니를 교장실로 안내하고 1학년 교실로 돌아갔습니다. 할머니는 큰 잘못을 한 것처럼 쭈뼛쭈뼛 교장실로 들어왔습니다.
“할머니, 이리 앉으세요.”
교장 선생님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할머니를 맞이했고, 손님용 커피를 내어오도록 부탁했습니다.
“할머니의 배움을 향한 순수한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나라에는 법이 있고, 학교에는 교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에~. 그러니까….”
할머니는 고개를 못 들고 교장 선생님 말씀을 들었습니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고개를 조심스레 들었습니다. 교장 선생님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할머니는 교장 선생님을 뚫어지게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교장 선생님께 성큼성큼 다가왔습니다. 교장 선생님의 볼을 ‘꽉’ 꼬집었습니다.
“영재야. 여전하구나.”
“아야! 누구시죠?”
할머니는 교장실 문을 살포시 닫고 나왔습니다.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짧은 복도를 지나 1학년 교실로 왔습니다.
“히히, 나도 이제 1학년이다.”
김 선생님은 까닭을 알 수 없었지만, 오늘은 할머니를 1학년에 받기로 했습니다. 선생님은 책상에 붙어있는 수아레즈의 이름표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할머니. 아니, 학생의 이름표는 새로 만들어 줄게요. 이름이 무엇인가요?”
“네네, 선생님, 제 이름은 수아입니다. 그래서 ‘수아레즈’ 이름표에서 뒷글자만 지우면 되니까 이 이름표 그냥 쓸게요.”
아이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김 선생님은 다시 교장실을 찾았습니다.
“교장 선생님, 그 할머니, 아니 수아 학생은 어떻게 된 건가요?”
“아, 수아 누나는….”
“네? 누나요?”
“아! 그게 아니고, 학교는 말입니다.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다 받아주어야 합니다. 그 할머니 말씀을 들어보니 어릴 때 가난해서 학교를 못 다닌 거 같은데 얼마나 사정이 딱하던지….”
“네, 잘 알겠습니다.”
교장실을 나가려는 김 선생을 교장 선생님이 다급히 불렀습니다.
“김 선생님, 그런데 말입니다. 그러니까 그게, 1학년 학생들 말입니다. 1학년 학생들도 학교란 곳은 그리 쉬운 곳이 아니란 걸 알 필요가 있는데, 에~ 그러니까 학교는 숙제도 많고, 공부도 힘들고, 공부 시간에 돌아다니면 안 되고 질서도 잘 지켜야 하고, 밥도 시간에 맞추어 먹어야 하고 또….”
교장 선생님은 계속 말을 빙빙 돌려서 하셨습니다. 김 선생님은 무슨 말인지 잘 몰라서 계속 말씀을 듣고 있었습니다.
교장 선생님이 돋보기 너머로 눈을 크게 뜨고는 살며시 목소리를 낮추었습니다.
“그러니까 수아 학생이 학교생활이 힘들어서 스스로 나가게 된다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습니까?”
“네?”
“어험. 그냥 참고만 하세요. 바쁘실 텐데 나가보세요.”
수아 할머니는 집으로 가는 길에, 시장에 있는 옷 가게에 들렀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 입을 만한 옷으로 보여주세요.”
옷가게 아주머니는 커다란 리본이 달린 분홍색의 원피스를 꺼내 들었습니다.
“이 옷이 좋아요. 사이즈는 어떤 걸로 드릴까요?”
“내게 꼭 맞는 사이즈로 주세요.”
“생각보다 아이의 키가 큰 모양이네요. 이 옷을 선물하면 손녀가 무척 좋아할 거예요.”
“아니, 내가 입을 건데….”
“네?”
할머니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화사한 새 옷을 입고 옷 가게를 나왔습니다.
교장실 창밖으로 봄꽃이 피어나려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산들초등학교는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아이들이 집으로 가고 조용해지면, 숲에서 온갖 곤충들과 작은 동물들이 학교로 등교합니다. 작은 나비 한 쌍이 소나무 주변을 맴돌았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책상에 앉아 머리를 싸매고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수아 누나가 내 비밀을 말해버리면 어떡하지?’
‘아이들이 왜 요즘 나만 보면 웃는 거 같지? 내가 어릴 때, 이불에 오줌을 싸서 소금 얻으러 다닌 걸 알게 된 건가?’
‘선생님들이 왜 요즘 나를 피하는 거 같은 기분이 들지? 내가 3학년 때까지 여자목욕탕에 간 걸 알게 된 건가?’
‘아, 그나저나 학생 수가 모자라서 내년에는 학교 문을 닫게 되었는데, 어떡하지? 내가 교장인 데다 우리 학교 졸업생인데….’
“교장 선생님.”
“어이쿠, 깜짝이야.”
교장 선생님은 깊은 고민에 빠져서 교장실에 김 선생님이 들어온 것도 몰랐습니다.
“무슨 고민 있으신지요?”
“아, 아닙니다. 어서 앉으세요.”
교장 선생님은 국화차를 내어놓았습니다.
“우리 산들초등학교 운동장에 피었던 국화꽃으로 만든 차입니다.”
“그렇군요. 향이 좋네요.”
“이제 보름이 다 되어 가는데 학급 운영에 어려움은 없습니까? 말을 안 듣는 할머니가 있다든지…. 혹시 그 할머니가 아이들이나 선생님의 볼을 꼬집거나 괴롭히지는 않나요?”
교장 선생님은 자기도 모르게 자기의 볼을 살살 문지르며 말했습니다.
“아니요. 수아 학생이 다른 1학년 친구들을 잘 보살펴 줘서 아주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친구들도 수아 학생을 잘 따르고요.”
교장 선생님은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음~. 그러면 혹시 수아 학생이 내 말은 하지 않던가요?”
“교장 선생님 말씀을요?”
“그러니까 내가 어릴 때 그….”
“아! 수아 학생이 말하길 교장 선생님께서 어릴 때….”
“커헉!”
교장 선생님은 마시던 국화차를 뿜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내 어릴 때 이야기를 했어요?”
“네, 교장 선생님. 어리실 적에 마을에서 소문이 자자했다던데요.”
교장 선생님은 귓불까지 빨개지며 말했습니다.
“그, 그 소문은 사실이 아닙니다. 저는 그런 적 없어요.”
“네? 그 소문이 사실이 아닌가요?”
“당연하죠, 그건 수아 누나가 다 지어낸 이야기입니다. 저는 절대로 그….”
교장 선생님은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그런가요? 교장 선생님께서 마을에서 제일 똑똑하고 착하다고 소문이 자자했다고 했는데, 사실이 아닌가 보네요.”
교장 선생님은 기뻐서 입술이 실룩샐룩했습니다.
“아니, 뭐~. 사실입니다.”
“교장 선생님. 그건 그렇고 이번에 교육청에 신입생 숫자 보고하는 거, 수아 학생까지 넣으니까 딱 맞더라고요. 덕분에 내년에도 우리 학교가 문을 닫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다행입니다.”
김 선생님의 말씀에 교장 선생님은 얼굴이 밝아졌습니다.
“아! 수아 누나까지 1학년 숫자에 포함하면 아무 문제가 없었네요. 하하하.”
“교장 선생님. 그럼, 저는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갑자기 모든 고민이 사라져서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김 선생님, 우리 1학년들에게 학교는 즐거운 곳이고, 행복한 곳이라는 걸 알 수 있도록 해주세요.”
“네? 하지만 지난번에는….”
“단 한 명이라도 힘들어서 학교에 오지 않거나 다른 학교로 전학 가는 일이 없도록 하셔야 합니다. 꼭이요.”
“네.”
교장실 밖 운동장 너머 교문으로 오토바이 한 대가 들어왔습니다. 수아 학생은 같은 반 친구들과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수아 학생은 한눈에 집배원 아저씨를 알아보았습니다. 너무 반가워서 두 팔을 벌리고 뛰어갔습니다.
“오랜만이야!”
집배원 아저씨는 급히 오토바이를 세웠습니다.
“깜짝이야, 갑자기 오토바이 쪽으로 뛰어오면 어떡해요?”
“반가워서 그랬지.”
“그런데 할머니는 여기서 뭐 하세요?”
“나? 여기 학생인데.”
“예? 또 무슨 장난을 치시는 건데요. 저 바빠요.”
그러자 1학년 친구들이 다가왔습니다.
“맞아요. 수아 할머니는 우리 친구예요. 우리 반이에요.”
집배원 아저씨는 멍한 표정으로 멈추어 있었고, 수아 할머니와 1학년 친구들은 다 함께 웃으며 어깨동무하고 멀어졌습니다.
<당선소감>
꿈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면허 생겨
너무도 간절히 바라고 꿈꾸며 기다려온 순간이 있었습니다. 이 순간은 쉽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이런 순간은 내 생애에 오지 않을지도 몰랐습니다. 현실적으로는 그럴 가능성이 더 높았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꿈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기보다는 점점 동력원을 잃어 갔습니다. 그래도 꿈을 향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더 소중하다며 자신을 달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꿈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형이어야 한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제게 되물었습니다.
‘나는 작가가 되고 싶은 것인가? 나는 글을 쓰고 싶은 것인가?’
오랜 혼돈이 끝나고 제게 정리되어 남은 생각은 “동화책을 내고 싶다. 내 책이 시골의 어느 작은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먼지와 함께 퇴락되어 가다가 어느 날 얌전하고 착한 아이의 손에 대출되어 작은 가방에 실려 나들이를 한번 다녀오면 좋겠다.”
이제 이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면허가 생겼습니다. 제게 기회를 주신 경남신문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이 은혜를 갚는 길은 앞으로 정진해서 좋은 작품을 많이 남겨 ‘경남신문’이 발탁한 빛나는 작가가 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소감문을 누구보다 관심 있게 읽어보실 저와 같은 도전을 하시는 분들께도 인사를 드립니다. 불편함과 쓸쓸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조심스레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의 글쓰기 과정은 오직 나를 찾아 나에게로 떠난 여정이었습니다. 아직도 찾아가는 중입니다. 결국에는 나를 통해 보편의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들이 이룬 사회를 만나고 와서 희망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펼쳐 나가겠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고맙고 그리운 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사연을 풀어가고 싶지만, 공적인 공간이기도 하고 제 짧은 글로 규정지어버리기엔 벅차서 가족이라는 이름과 고마운 사람이라는 이름으로 함축하고, 사랑과 감사라는 단어를 빌려 마음을 전합니다.
● 1973년
● 경주 거주
<심사평>
글 흐름 막힘 없고 아이들 눈높이 잘 맞춰
올해 동화부문 응모 작품은 91편이었으나 2~3편 보낸 분도 있어 100편에 가까운 작품을 심사하게 되었다. 배익천 동화작가와 함께 심사했는데 공통으로 느낀 점은 결손 가정, 다문화, AI, 판타지, 노인문제 등 소재의 폭이 넓다는 것이었다.
기존 동화의 틀에서 벗어나려는 흔적도 엿보였다. 소재가 다양하고 새로운 틀의 동화가 많으니 심사하는 사람으로 읽는 즐거움이 컸다. 결손 가정에서 부모와의 갈등,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다툼,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욕망 등 여러 가지 결핍을 다룬 작품과 미래를 지배하는 AI와 사람들이 서로 적응하지 못하여 일어나는 이야기, 환경문제 등등. 잘 차려진 잔치 음식상을 앞에 둔 느낌이었다. 잘 차려진 음식이라고 해서 다 맛있고 영양가 있는 것은 아니듯 작품 속에도 크고 작은 단점들이 드러났는데 그중에서 공통적인 단점만 적어본다.
모든 문학작품은 작품을 사이에 두고 작가와 독자가 마주 본다. 그러면서 작품을 통하여 작가는 독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그것을 우리는 주제라고 한다. 소재의 폭이 넓은 것은 바람직하였으나 새로운 소재, 트렌드에 맞는 소재에 작가가 끌려가면서 주제를 잃어버린 작품이 여러 편 보여 안타까웠고, 한편으로는 작가 자신을 위한 작품인양 어린이 독자에게 너무 버거운 내용과 주제가 보여 작품을 열외에 두기도 하였다.
그런 작품 중에서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읽으며 작가의 메시지가 선명하게 전달될 수 있는 작품이 있어 골랐으니 〈수아는 1학년〉이었다. 〈수아는 1학년〉은 위에서 언급한 결점에서 벗어난 햇살처럼 빛나는 작품이었다.
수아 할머니는 세를 살다 떠난 수아레즈의 입학 통지서를 가지고 학교에 간다. 학교에 다닌 적 없는 할머니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어 한다. 물론 학교에서는 입학을 허가하지 않지만 어린 시절 교장선생님이 꼬꼬마였을 때 보아왔던 수아할머니의 귀여운 들추기 작전으로 학교에 다니게 된다. 어린 학생들과 어울리며 즐겁게 학교 다니는 수아 할머니 이야기는 시종일관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였다. 이야기의 흐름이 막힘이 없으며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쓰인 작품이 돋보였다.
〈수아는 1학년〉은 동심을 바탕으로 하여 어린이를 위해 쓴 산문문학이라는 사전적 동화 정의에 맞는 작품이라고 칭찬하면서 두 심사위원은 흔쾌히 당선작으로 뽑았다.
심사위원 : 배익천, 소중애
<AI와 함께하는 작품 분석>
작품 개요:
허진호의 "수아는 1학년"은 배움에 대한 순수한 열망을 가진 할머니가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동화입니다. 작품은 세대 간의 소통, 교육의 본질, 그리고 평생학습의 가치를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구조적 분석:
1. 서사 구조
- 발단: 수아레즈의 입학통지서 도착
- 전개: 할머니의 입학 시도와 교장 선생님과의 만남
- 위기: 교장 선생님의 고민과 학교 존폐 문제
- 절정: 할머니의 입학이 학교 존속의 해결책이 됨
- 결말: 할머니와 아이들의 화합된 학교생활
2. 공간적 배경
- 시골 초등학교라는 공간을 통해 순수성과 따뜻함 강조
-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라는 설정으로 현실적 문제 제기
- 자연과 어우러진 학교 환경을 통해 교육의 본질적 가치 부각
인물 분석:
1. 주요 인물
- 수아 할머니: 순수한 배움의 열정을 지닌 인물
- 교장 선생님: 규칙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물
- 김 선생님: 변화를 수용하고 중재하는 역할
2. 인물 간 관계
- 할머니와 교장 선생님의 과거 인연을 통한 갈등 해소
- 할머니와 학생들 간의 세대를 초월한 우정
- 교사들 간의 협력적 관계
주제 분석:
1. 핵심 주제
-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는 평생교육의 가치
- 제도와 규칙을 넘어서는 교육의 본질
- 세대 간 이해와 소통의 중요성
2. 부차적 주제
- 학교의 사회적 역할과 의미
- 공동체 의식의 회복
- 편견과 고정관념의 극복
문학적 특징:
1. 서술 기법
-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톤
- 대화체를 통한 생동감 있는 전개
- 아동의 눈높이에 맞춘 서술
2. 표현 방식
- 상황의 반전을 통한 흥미 유발
- 감동과 웃음의 조화로운 배합
- 상징적 표현을 통한 의미 확장
작품의 의의:
1. 문학적 의의
- 동화의 본질인 순수성과 교훈성의 조화
- 현실 문제를 동화적 상상력으로 해결
- 세대 간 소통의 새로운 모델 제시
2. 교육적 가치
- 평생교육의 중요성 환기
- 교육의 본질에 대한 성찰 제공
- 공동체 의식 함양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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