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광주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그리고 바다 / 김근수
당선작> 그리고 바다 / 김근수 하늘에서 하루가 갔다. 피레네산맥 능선에 빛의 입자가 깃들더니 산줄기를 타고 순식간에 퍼져갔다. 산맥을 우회하면서 비행기는 가파르게 고도를 낮추었다. 이윽고 도시가 얼개를 드러내었다. 입국 심사를 마치고 통로를 나오자 동양인 여성이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 데면데면 여성에게 다가섰는데, 대사관 신분증이 가슴께에 매달려 있었다. 바르셀로나는 집단 관광객이 많고, 동양 사람이 홀로 입국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서 단번에 나를 알아보았다고 대사관 직원이 미소를 보였다. - 한국인은 특징이 있어요. 낯선 공간, 시간, 타인, 모든 것을 처음 대면하는 예의랄까. 그런 태도가 한국 사람에게는 은연중에 있나 봐요. 대사관 직원의 인솔에 따라 공항 게이트를 나서자 택시가 대기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