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날개 / 박봉철
당선작> 날개 / 박봉철 날개에 바닥이 있다. 어둠을 안고 일어선 곳에 깃털 냄새가 났다 어깨 둘둘 말며 방향을 잡아간다 바람은 심장을 꿰뚫듯 그림자를 비켜선다 새를 연상하며 새의 가벼운 뼈들을 통과한다 무게를 줄이는 새에게 구멍이 뚫려있다는 고고학적인 소견이 귓등을 강타한다 생각을 횃대 삼아 이렇게 가벼운 분위기는 처음이야, 상황만 점점 무거워지는 거지 무게를 덜기 위해 기낭이 풍선처럼 부푸는 듯 위를 갈아먹었던 게지 거품처럼 붉은 강물들이 몸속 번갈아 우거진 체액을 삼켰던 게지 가쁜 숨이 펼쳐진 입김들이 타원형처럼 포개졌고 빛의 멱살을 찾아 길을 낼 수 있을까 방향을 재면서 동시에 꼬리가 돋아났다 그때 주저앉는 평형의 몫은 없을 것이다 꼬리를 빙빙 돌려보내는 하마, 위험할 때 철썩, 철썩 보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