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엄마는 외계인 / 최서정
당선작> 엄마는 외계인 / 최서정 분홍장갑을 남겨놓고 지상의 램프를 껐어요 눈 감으면 코끝으로 만져지는 냄새 동생은 털실로 짠 그 속에 열 가닥 노래를 집어넣었죠 온종일 어린겨울과 놀았어요 어느 눈 내리던 날 장롱 위에서 잠든 엄마를 꺼내 한 장 한 장 펼쳤죠 (우리 막내는 왜 이렇게 손이 찰까) 그리우면 손톱이 먼저 마중 나가는 어린, 을 생각하면 자꾸만 버튼이 되는 엄마 눈사람처럼 희고 셀러리보다 싱싱한 이제는 나보다 한참 어린 엄마 소곤소곤 곁에 누워 불 끄고 싶었던 적 있어요 그녀 닮은 막내가, 바닥에서 방울방울 웃어요 놓친 엄마 젖꼭지를 떠올리면 자장가처럼 따뜻해지던 분홍 그녀, 마지막 밤에 파랗게 언 동생 손가락을 털실로 품은 걸까요 반쯤 접힌 엽서를 펼치듯 창문을 활짝 열면 어린 마당에 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