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사북 / 장경미
당선작> 사북 / 장경미 동생의 몸속에서 사북이 빠져나갔다 펴지도 접히지도 못하는 쥘부채로 흐느적 늘어지고 만 해삼 같은 몸뚱이 장손으로 태어나 어머니 면 세우고 갑갑한 시집살이 시원한 바람이던 댓개비 휘청이게 한 작디작은 저 구멍 헐거워진 정신은 돌아올 줄 모르고 다시금 아기가 된 아들 곁을 지키며 늙은 몸 갈고 갈아서 사북이 된 어머니 당선소감> 쉼이 되고 숨이 될 수 있는 글 쓰겠다 5그램 남짓 몸무게, 12줄의 키. 당선 연락을 받고, 첫 번째로 내밀지 못했던 원고를 다시 펼쳐 한참을 보았다. 가벼운 A4 용지에 쓰인 짤막한 3수. 그 속에는 일 년이 넘는 과거와 현재, 미래의 우리 가족 모습이 담겼다. 우체국에서 이별하고 온 글을 마음에서도 지우려 애썼다. 아직도 눈물샘은 마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