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문화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유명한 기름집 / 기명진
당선작> 유명한 기름집 / 기명진 기름집은 문을 연 지 삼십 년이 넘었다. 경기도 동쪽의 끄트머리에 있었다. 몇 년 전 그 앞에 지하철역까지 생겼다. 안 그래도 잘되는 집인데 더 대박이 터지고 말았다. 해수는 내게 그곳에 같이 가보지 않겠냐고 물었다. 찌꺼기가 하나도 없이 깨끗하다는 참기름, 들기름을 산 다음 근처의 민물매운탕집에 가서 점심을 먹자고 했다. 참깨, 들깨를 한 말씩 짜면 각각 큰 페트로 한 병이 나왔다. 참기름은 삼만 원, 들기름은 칠만 원으로 두 병을 다 하면 십만 원이다. 왕복 네 시간이나 걸리는 거리를 기름 십만 원어치를 사려고 간다? 내키지 않아 하는 내게 해수는 국산으로 짤 경우에만 비싸다고 강조했다. 중국산은 안 비싸. 그 말을 들으니 더더욱 가고 싶지 않았다. 결국 기름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