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경상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색종이 사진기 - 이영아
색종이 사진기 / 이영아 툇마루에 앉아 색종이를 접고 있을 때였어요. ‘부스럭’소리와 함께 수풀 속에서 아기 너구리가 나왔어요. 바람에 나뒹구는 낙엽을 쫓아왔나 봐요. 아기 너구리는 달아나는 낙엽을 잡으려다 발라당 넘어지기도 해요. 낙엽에 온통 정신이 팔려서 내가 보고 있는 줄도 몰랐어요. 언제 왔는지 엄마 너구리가 아기 너구리 곁으로 다가왔어요. 엄마 너구리는 아기 너구리의 털을 천천히 핥아주었어요. 아기 너구리는 엄마 너구리에게 몸을 비볐지요. 나는 좀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었어요. 살그머니 일어나는데 그만 무릎에 있던 색종이가 ‘팔랑’ 날아갔어요. 색종이를 잡으려다 엄마 너구리와 눈이 딱 마주쳤어요. “안…녕? 난 은지야.” 내가 어색하게 손을 흔들었어요. 엄마 너구리는 서둘러 아기 너구리를 데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