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신 한림별곡<新翰林別曲> / 김영란 신 한림별곡 / 김영란 전갱이 잔뼈 같은 어젯밤 하얀 꿈도북제주 수평선도 가로눕다 잠기는은갈치 말간 비린내 눈이 부신 이 아침 바람소리 첫음절이 귤빛으로 물이 들고닻들도 기도하듯 조용히 기대 누운기우뚱 포구에 내린 오십견의 저 바다 우리가 불빛들을 희망이라 말할 때행성처럼 떠도는 비양도 어깨 위에등 뒤로 가만히 가서 손 한 번 얹고 싶다 "개미 가는 길에 이정표 세워줘서 감사" 베란다 창을 기어오르던 나팔꽃이 '무의미 연명치료'를 받던 어머니처럼 핏기 없는 알몸으로 겨울을 견디고 있다. 세상과 하직을 하기 위해 몸에서 하나씩 떼어내던 호스들이 마지막 잎새처럼 떨어져 나갔다. 그 아래로 전설 속 아픈 사연의 백일홍, 눈물로 피는 꽃이라는 듯 석 달 열흘 울다 닦은 얼굴이 부옇다. 바로 옆에 있는 샐비어. .. 좋은 글/시조 5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