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영주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마디 / 안희옥 마디 / 안희옥 하늘 향해 뻗은 대나무의 기상이 옹골지다. 미끈한 몸매에 둥근 테를 두르고 서 있는 모습은 흡사 초록 옷을 입은 병사들의 열병식을 방불케 한다. 이따금 간들바람이 푸른 대숲을 훑고 지나간다. 무성한 댓잎 사이로 신기루처럼 일어나는 햇살에 눈이 부신다.굵은 대나무가 길을 가로막는다. 두 손으로 감싸 쥐니 손안에 가득 찬다. 매끄러운 줄기 사이, 마디가 껄끄럽다. 볼록한 부분은 특별히 다른 곳에 비해 단단하고 힘이 있다. 대나무는 기후가 나쁘거나 수분이 부족할 때 성장을 멈추고 힘을 모은다고 한다. 이때 생기는 것이 마디다. 성장판을 닫고 힘을 비축한 뒤 기회가 되면 다시 커간다. 이런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대나무는 휘지 않고 곧고 높이 자랄 수 있는 것이다.아들 귀한 집안의 다섯째 딸로 태어.. 좋은 글/수필 6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