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매일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김진희 / 오! 해피 봉순
오! 해피 봉순 김진희 봉선혜와 붙어서 이길 수 있는 남자애는 우리 반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아니, 처음부터 해피를 학교에 데려오지 말았어야 했다. 지금 와서 후회해봤자 소용없지만. 쉬는 시간이 됐을 때 나는 가방에 몰래 넣어 온 해피를 조심스레 꺼냈다. 아이들이 순식간에 내 자리로 몰려들었다. 다들 귀엽다고 소리치며 한 번만 만지게 해달라고 해서 처음엔 기분이 우쭐했다. 솜뭉치처럼 하얗고 폭신한 해피를 보고 반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거다. 그런데 갑자기 봉선혜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이거 우리 봉순이 아냐?” 갑자기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봉……, 뭐? 무슨 소리야. 내 해피한테.” “우리 봉순이랑 똑같이 생겼는데?” 봉선혜는 한 달 전 집을 나간 자기 집 강아지 봉순이가 틀림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