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한경신춘문예 시 당선작] 이것은 이해가 아니다 / 박규현 이것은 이해가 아니다 / 박규현 친애하는 메리에게 나는 아직입니다 여기 있어요 불연속적으로 눈이 흩날립니다 눈송이는 무를 수도 없이 여기저기 가 닿고요 파쇄기 속으로 종이를 밀어 넣으면 발치에 쌓이던 희디 흰 가루들 털어도 털어도 손가락은 여전합니다 사람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 사람은 가장 보편적인 성격을 갖게 될 것입니다 녹지 않으니까 착하다고 말해도 되나요 의심이 없을 때 평범한 사람을 위해 젖은 속눈썹 끝이 조금씩 얼어가는 게 느껴졌습니다 극야로부터 멀어지고 싶고 장갑을 끼지 않아 손가락이 아팠습니다 나에게도 손이 있다니 나무들을 베어 버릴 수 있을 만큼 화가 났습니다 메리에게 답장을 씁니다 천사 혹은 기원이 있을 곳으로 눈은 그칠 줄 모르고 눈밭에 글씨를 써도 잊혀지는 곳으로 우리가 전부.. 좋은 글/시 3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