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광주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파랑새 시계탑 / 이명선
파랑새 시계탑 / 이명선 아침 안개는 철길 멀리, 호수를 품은 산자락까지 마술처럼 감춰버렸어요. 전철역 앞 소담한 광장 안으로 신호등이 바뀔 때마다 출근길 어른들이 우르르 뛰어 건너왔어요. 안개 속에 숨어 있다 나온 병사들처럼. 맑은 날 가끔은 시계탑을 힐끔 쳐다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큼지막한 숫자를 재빨리 확인하고는 전철역 계단으로 뛰어갔어요. 사람들은 시계탑 위에 파랑새 조각품이 있다는 사실은 아예 모르는 것 같았어요.-철컥-안개 속에서 커다란 분침이 움직이는 소리였어요. -케켓-안개 사이로 노란 부리가 보였어요.오후가 되자 안개는 호수 속으로 서서히 사라져 갔어요. 안개가 묶어 둔 커다란 마술 자루 매듭이 풀어지자 광장 시계탑의 모습이 드러났어요. 상자모양 시계는 네 면에 똑같은 시계 바늘이 달려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