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말들의 사막 / 이윤훈 단말들의 사막 / 이윤훈 눈물이 사라진 곳 사막이 자라난다풍화된 말에 덮혀 잠귀 어두운 길눈을 뜬 붉은 점자들 혓바닥에 돋는다 금모랫빛 말들이 줄을 이뤄 쌓인 언덕전갈이 잠행하는 미끄러운 행간 속에슬며시 꿈틀거리며 입을 벌린 구렁들 눈물샘 깊은 데서 오래 맑힌 말들발걸음 자국마다 한 그루씩 심어놓아파릇한 수직의 빛들 방사림을 이루고 신열 오른 말들이 아른대는 신기루 속물 냄새 맡은 낮달 사막을 건너간다어디서 선인장 피나 마른 입 속 뜨겁다 "절제-자유의 조화 익히기까지… 이제 시작이다" 여느 때처럼 걷는다. 일터에서 집까지 한 시간 남짓 길을 구부리고 구름다리에 올라 먼 곳을 끌어들이며 휜 골목으로 기어들어 베트남 사람들 틈에서 낯선 이방인으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쌀국수를 먹는다. 오늘 같이 바람이 찬 .. 좋은 글/시조 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