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매일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낮을 훔친 도둑 - 이정실 낮을 훔친 도둑/ 이정실 ◇ 하늘을 나는 이불 하늘에 별처럼 반짝이는 빛들이 온 마을에 가득 흐르는 밤입니다. “잘 자.” ‘딸깍.’ 오늘도 엄마는 환이가 잠든 줄 아는 모양입니다. 이상하게도 환이는 저 ‘딸깍’ 소리만 들으면 반쯤 빠졌던 잠도 싹 달아나 버립니다.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가 살며시 콧등까지 내려 봅니다. 환이가 제일 좋아하는 로봇도, 한참 안고 놀아 털이 잔뜩 뒤엉킨 곰돌이도 꼭 괴물 같아 보입니다. 시커먼 옷장에서도 곧 귀신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습니다. “내 방은 너무 무서워.” 환이는 금방 잠이 올 것 같지 않아 머리맡에 놓아둔 손전등을 집어듭니다. 정전이 됐던 밤, 아빠가 손전등을 켜는 모습을 보고 환이는 그것이 꼭 갖고 싶었습니다. 환한 빛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너무 멋져서.. 좋은 글/동화 12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