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전북도민 신춘문예 시 당선작] 인주 묻은 태양의 행방 / 김종태
인주 묻은 태양의 행방 / 김종태 뉴타운 소문을 태우고 마을버스가 들어왔다 미숫가루처럼 흙먼지만 내려놓고 폐교를 한 바퀴 돌더니 제비처럼 고샅길을 빠져나갔다 언젠가부터 절개지 묵정밭엔 어린 의혹들이 심겨지기 시작했다 깨진 항아리 속에 갇혀있던 뻐꾸기 소리에 둔덕 까마중 몇, 복부인 같은 선글라스를 끼고 귀고리를 흔든다 전과자인양 담장 안을 기웃거리던 햇살, 굴다리 밑으로 잠입하고 배 밭으로 달려간 그림자 하나가 이른 아침부터 풍선 불 듯 바람의 평수를 후후- 부풀린다 두부장수 확성기에 귀를 열던 도토리들 일제히 상수리나무를 버린다 선거벽보 어지럽게 붙어있는 축대 아래, 사방치기 놀이를 하던 아이들 오후가 오랜만에 찾아온 밀짚모자 주위로 몰려든다 뻥튀기 소리에 놀란 해바라기, 발밑에 검은 태양들을 투투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