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무료나눔 대화법 / 임현석
무료나눔 대화법 / 임현석 빨간색 원형 테이블보를 걷어내자 갈색 원목 상판이 드러났다. 손으로 가운데 옹이 무늬에서 굴곡진 주변부, 용접식 철재 프레임으로 제작된 차가운 다리를 쓸었다. 모든 이음새가 단단하게 붙어 있고 균형도 완벽하게 맞아떨어져 마치 거실에 뿌리를 두고 내린 또 다른 형태의 나무처럼 느껴졌다. 상판 가장자리는 실제 나무처럼 자연스러운 곡률을 따라 모양이 잡혀 있었다. 아내가 11년 전 장인을 통해 주문제작한 물건이었다. 나는 최근 들어서야 아름다움을 감별하는 아내의 눈이 얼마나 특별했는지 깨닫고 있었다. 반면 다른 사람들은 내가 찍은 사진을 보자마자 알아차렸다. 중고거래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무료 나눔’이라고 올리자마자 반나절 만에 열 세 명이 연락처를 남겼다. 알림 탓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