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폴리스라인 / 정병삼
폴리스라인 / 정병삼 황사 덮인 아파트 뜰어 몸을 던진 사내가 작업화를 신은 채 화단에 쓰러져 있다 선명한 폴리스라인 퇴근길을 적신다 가난한 별들이 칸칸마다 길을 잃는다 적막한 현관문은 사막의 입구였을까 매일 밤 모래언덕을 서성거린 발자국 먼지만 남기고 떠나는 사이렌 소리 붉은 스프레이가 죽음을 증언할 때 모두들 문을 닫고서 또 다시 뜰을 밟고 다듬고 또 다듬으며…시조 텃밭 부지런히 일구겠다 염화칼슘을 배부하다 당선 소식을 들었습니다. 마을 안길이 결빙돼 민원이 쇄도하고 또 눈이 온다는 예보로 마음이 불편하던 차에 들은 당선 소식에 얼었던 고갯길이 녹는 듯 기쁘기만 했습니다. 눈 덮인 들녘에 비둘기가 날아듭니다. 어릴 적 비둘기를 쫓아 밭고랑을 뛰어다니던 생각이 납니다. 딱히 사냥할 것도 아닌데 눈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