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매일신문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크리스마스 동화 / 정정안
크리스마스 동화 / 정정안 불빛이 하나씩 늘어가 친구들이 모이는 깊은 밤 유령 이야기가 빠질 수 없지 꼬마유령의 이야기를 아니? 덮어쓴 하얀 천이 바닥에 끌리는 발소리 없이 굴뚝에 오르고 트리 주변을 걸어 다니지 누구도 얼굴을 본 적 없어 두 발을 본 적도 없단다 하얀 천 때문에 "꼬마유령은 언제 어른이 되나요?" 글쎄, 그건 아무도 몰라 꼬마유령은 아직도 꼬마유령이거든 그날 밤 졸린 눈을 비비던 아이는 몰래 대문을 열고 나와 털신을 내놓았습니다. 따뜻함 나누고 싶어 썼다, 아무도 안춥길… 무슨 말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떨린다는 말만 떠오르네요. 당선 소식을 듣고, 할 말이 많을 줄 알았는데 막상 모니터 앞에 앉으니 고민이 깊어집니다. 멋있는 말을 쓰고 싶어서겠죠. 아마도 그건 포기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