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달로 간 파이어니어 - 이세은
달로 간 파이어니어 / 이세은 매트리스에 남은 핏자국은 누워 있던 모습 그대로 말라 있었다야간작업은 기본 금액 외에 추가 수당이 붙었다주인은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깨끗하게만 해달라 했다나와 K를 태운 차가 전광판 아래로 지나갈 때일산화탄소 농도가 0.7PPM에서 0.6PPM으로 줄어들었다문득 지금 어딘가에서 0.1분량의 누군가가죽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건은 반지하 원룸 한가운데 있는 매트리스에서 시작하고 끝난 것으로 추정된다. 매트리스에 남은 핏자국은 고인이 누워 있던 모습 그대로 말라 있었다. 맞은편 화장대에 튄 분비물로 보아 고인은 고통에 몸부림치다 죽었을 것이다. 고인의 신분을 알 수 있는 것들은 경찰이 대부분 수거해 갔다. 고인의 형상 그대로 굳어버린 핏자국을 바라보던 K는 주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