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총각 선생, 짱생의 하루 - 서순화 총각 선생, 짱생의 하루 (서순화 작) 여기가 어딜까. 하얀 사각의 방. 형광등 빛에 눈이 부신다. 정신병동의 구석 병실 같은 괴기스러운 적막 속에 내가 왜 누워 있는가.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려 해봐도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오늘 아침 분명히 지하철 계단을 내려갔고 에스컬레이터를 탔고 지하철 안에서 이러저러한 사람들과 들꽃 같은 아가씨를 봤다. 행복한 하루를 시작하자고 다짐하며 학교에 출근했다. 커튼 틈 사이로 새까만 창문이 보인다. 별빛도 달빛도 새어 들어오지 않는다. 집기라곤 없는 이곳에 누가 나를 짐짝처럼 부려놓았을까. 손에 묶인 줄을 풀려고 뒤척인다. 오른쪽 이마 한쪽이 쓰라리며 욱신욱신 피부가 조여든다. 어딘가 부딪혔던 모양이다 . 이제야 그 일이 섬광처럼 떠올랐다.. 좋은 글/소설 12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