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22. 눈싸움. 쌓인 눈을 두 손으로 꾹꾹 눌러 던지던 추억이 있었다. 차가운 아픔에 몸서리쳤던 추억이 떠오른다. 곧 눈이 내릴 것이다. 이제는 눈을 던지는 입장이 아닌, 멀리서 눈싸움 하는 이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낀다. 시리다며 주머니 속에서 꼼작 하지 않는 손에게 모든 핑계를 덮어씌울 것 같다. 내가 1년 동안 머문 키르기스스탄은 눈이 자주 그리고 많이 내리는 곳이다. 그래서 겨울이면 쉽게 눈을 만날 수 있고, 눈싸움을 즐기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다. 겨울이 되었다고 집안에만 있는 것보다 밖으로 나아가 순백의 세상을 마주하고 싶다. 손이 얼었다고 발이 얼었다고 끙끙 앓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다. 적어도 사람들과 함께 눈길을 걸으며, 겨울이 왔음을 눈으로 몸으로 느끼고 싶다. 겨울은 즐기는 자에게 또 다.. 청춘이야기 10년 전
2014. 11. 21. 불청객. 겨울이 다가오니 또 다시 불청객이 찾아왔다. 그렇지 않아도 스트레스 많이 받는데 감기라니. 독서실에 앉아 있다가 몸이 좋지 않아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저마다 다양한 불청객들을 이끌고 병원을 찾았다. 사람들을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재채기를 했다. 낯선 이의 재채기를 바라보다 측은한 느낌이 들 무렵, 나도 시원하게 재채기를 내뱉었다. 의사는 감기 초기 증상이라고 했다. 주사는 없었고 간단한 호흡기 치료와 처방전을 받고 병원을 빠져나왔다. 약국에도 사람들로 분주했다. 너나 할 것 없이 시작된 재채기에 입을 막았다. 하루 종일 코가 막혀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책은 눈으로 읽고, 머리로 암기하는 거라 배웠는데 코가 문제였다. 입술이 마른다. 약봉지를 꺼내 알약 몇 알을 삼킨다. 코.. 청춘이야기 10년 전
2014. 03. 07. 꽃이 피기까지. 모든 생명에게는시기가 있다. 그리고그 시기를 참고 견딘 생명은겉모습만으로도 아름답다. 봄날씨라 하기에는너무나 추운 요즘.웅크리지 말고한걸음 더. 2013. 05. 30. 키르기스스탄. 청춘이야기 11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