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농민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카시오페이아의 숲 - 임춘상
카시오페이아의 숲 / 임춘상“아무리 뒤져도, 노인이 말한 유골은 없어” “그럼, 이걸?” “어차피 유골은 유골이잖아, 이름 써놓은 것도 아니고”“내가 구덩이에서 유골과 누워있는 꿈을꿨어” “한데 더 지랄 같은 건, 내가 해골을 끌어안고 시위대에 쫓기고 있는 거야” “좌우간 집터 근처라니까 찾는 건 땅 짚고 헤엄치기야.” 철원 터미널 앞에서 〈개미인력〉이라는 간판을 걸고 소개업을 하는 사무장은 우리에게 일을 권하며 이렇게 뇌까렸다. 민통선에 묻힌 유골을 찾으면 일당을 주겠다는 것이다. 의뢰인은 기력이 쇠한 노인이었다. 오랜 세월 출입이 제한된 민통선 일부 지역이 농사를 위해 풀렸다는 것이다. 육이오 전쟁 때 피란하느라 시신을 집터 근처에 묻었다는, 유골이 있을 만한 곳을 붉은 사인펜으로 설명하던 노인은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