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폴이라 불리는 명준 / 명학수
폴이라 불리는 명준 / 명학수 1 1985년 12월 23일, 그러니까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월요일 오후에 일어난 그 사고는 실수와 불운이 충돌해 생긴 비극이었다. 중앙 일간지 뉴욕 주재 특파원으로 6년째 근무 중이던 이진욱은 아들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초조한 마음으로 횡단보도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최근 몇 해 동안 아내가 선물을 준비하면 카드에 간단한 인사 몇 줄 적어 넣는 걸로 넘어가곤 했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직접 고른 선물을 아들에게 안겨주고 싶었다. 몇 달 전부터 고민하다 마침 적당한 물건을 발견하고 12월 23일 퇴근 후에 대금을 치르고 가져가기로 예약까지 해뒀었다. 그런데, 거의 손에 들어온 줄 알았던 물건을 뜻밖의 인물이 나타나 가져가 버렸고, 그는 다른 선물로 대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