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강원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징검돌 / 허은화
징검돌 / 허은화 앞서거니 뒤서거니 물살이 달려가다가 잠시 멈칫거리는 거기 머리만 쏙, 쏙, 물 밖으로 내놓고 멱감는 아이들 둘 하나 셋 넷 여섯 일곱 다섯 하하하 헤헤헤 해는 벌써 뉘엿뉘엿 지는데 아이들은 아직도 물속 해 지는 줄 모른다 - 눈이 많이 왔습니다. 춥기도 많이 춥습니다. 시베리아가 어디인지 구분이 안 되는 요 며칠입니다. 계절은 혹독하게 채찍질을 하는데 내 마음은 채찍질을 피해 자꾸만 달아날 궁리만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춥고 혹독해도 봄은 또 오리라 믿습니다. 햇살이 늘 우리를 향해 비추고 있으니까요. 햇살이 저는 아이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햇살이 있는 곳엔 언제나 희망이 있으니까요. 햇살 속에 참새들이 앙증을 떱니다. 뭐라고 뭐라고 짹짹거리기도 합니다. 저들이 꼭 아이들 같습니다.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