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현우의 동굴 / 성욱현
현우의 동굴 / 성욱현 현우의 아빠는 바쁩니다. 일주일에 세 번은 밤에 일을 나가, 이른 점심에 돌아옵니다. 그런 날 현우는 혼자 잠을 자야 합니다.현우는 잠을 잘 때 텔레비전을 켜 놓습니다. 불도 끄지 않습니다. 무섭기 때문입니다. 이불을 펼치고 눕자 싱크대 아래가 보입니다. 현우가 몸을 뒤집습니다. 어두운 구석에서 지네가 기어 나올 것 같습니다. 현우는 몸을 바로 하고, 천장을 바라봅니다. 형광등 뒤편에서 박쥐가 고개를 내밀 것 같습니다. 불을 환하게 켜 놓아도 어두운 곳은 집 안 구석구석에 있습니다.방 건너에서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누군가 계단을 오르는 소리도 들립니다. 변기 물 내리는 소리,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 멀리서 개 짖는 소리도 들려옵니다. 메아리처럼 집안을 맴도는 소리는 밤이 되면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