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후드 지온 / 신나라
후드 지온 / 신나라 “아직 5월이지만 오늘 낮 최고 기온은 33도로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겠습니다. 낮 야외활동을 자제하시고, 충분한 수분섭취로 건강관리에 유의 바랍니다.” 언니는 일기예보를 듣더니 입고 있던 카디건을 벗었다. 나는 여느 때와 같이 후드 집업에 팔을 넣었다. 더위 따위는 상관없이 목 끝까지 지퍼를 올렸다. 언니는 나를 보고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지온아, 덥지 않아?” 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후드까지 눌러썼다. 학교 친구들은 나를 ‘후드 지온’이라고 부른다. 매일 긴소매 지퍼형 후드인 ‘후드 집업’을 입기 때문이다. 친구들은 찜통더위에도 절대로 후드 집업을 벗지 않는 나를 신기하게 여겼지만 나는 중요하지 않았다. 팔의 흉터만 보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불리든 상관없다. 나는 오른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