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나은경 / 나랑 놀고 가!
나랑 놀고 가! 나은경 "형! 엄마한테 같이 가자." 형은 게임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정신없이 총을 쏴대면서 듣기 싫은 욕도 한다. 컴퓨터에서 나오는 총소리와 형의 욕 소리 때문에 내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는 모양이다. "나 엄마한테 갈 거야." "바보 같은 놈. 어딘지도 모르면서?" 손가락으로는 연신 키보드를 두드리며 형이 슬쩍 대꾸했다. 또 바보 같은 놈이라고 했다. 요즘 형이 내가 무슨 말만 하면 하는 말이다. 새끼라는 욕을 하지 않은 것만도 고마워해야 할 정도다. 엄마가 집을 나간 이후로 형은 집에 매일 늦게 들어온다. 오늘처럼 빨리 오는 날에도 컴퓨터 앞에 앉아 계임을 하다가 아빠가 오면 슬쩍 공부하는 척한다. "형, 같이 가자." "꺼져~." 형에게 한 번 더 떼를 써보았다. 꺼지라는데도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