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목수 요셉의 꿈 - 이양순
목수 요셉의 꿈 자욱한 시름으로 촛불을 켜는 저녁 결 따라 매긴 먹줄 말씀으로 되살아나 한 꺼풀 옹이 박힌 업죄를 벗겨가는 목수여 길은 어디 있는가 죄 없는 이 바라보며 성전(聖殿)의 둥근 기둥을 내리치는 손바닥엔 먼 훗날 가슴을 적실 뜨거운 피가 흐른다 톱밥 대팻밥에 묻어 있는 생명의 빛 고결한 숨소리가 당신 곁에 머물러 종소리 가득한 사랑이 온 누리에 퍼지고 품삯이야 김이 나는 식탁이면 넉넉하고 기도소리 새는 창가 성가처럼 별이 내려 거룩한 날이 열고 저무는 환한 집을 짓는다 당선소감 말의 홍수 속에서 살면서도 수상 연락을 알려주신 반가운 전화에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말문이 막혀왔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늦은 나이에 시조창작을 시작해 얻는 신춘의 영광이 너무 크고 벅차, 그저 받을 수밖에 없는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