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부산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섬 속의 그 길 - 이호석
섬 속의 그 길 / 이호석 "아니 왜 영도다리로 가자고 합니꺼, 바빠 죽겠는데." 운전석에 앉은 남자가 불평을 늘어놓았다. 나는 대꾸 없이 차창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멀리 송도 바닷가에 잿빛 물결이 일었다. 내 가슴속도 불안하게 울렁거렸다. 남자는 계속 구시렁대며 용달차를 험하게 몰았다. 짐이 별로 없어 싼값에 부른 이삿짐센터 사장이었다. 남항대교로 가면 주행거리가 훨씬 짧은데 나는 그 길을 고집했다. 다시 돌아간다는 기분을 내기 위해서였다. 용달차가 자갈치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오전 열시께인데도 버스와 택시, 자동차, 트럭이 왕복 사 차선 도로에 꽉 막혀 있었다. "야, 이 상놈 새끼야!" 사장이 앞으로 끼어든 택시에 고함을 쳤다. "괜한 고집을 피웠구나"하는 후회가 들 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