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불교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사막 위의 별 - 윤후명 <둔황의 사랑> 작품론 / 김기영
사막 위의 별 - 윤후명 작품론 / 김기영 허무에 대한 인식은 설 곳을 잃은 상실인 동시에 진정한 자아 회복을 위한 조건이기도 하다. 이 인식이 상실인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질료가 무(無)로부터 발생한다는 것은 논리적인 모순이기에 인식적으로 받아들이기가 쉽지가 않다. 대개 인간은 이를 근거로 허무를 그저 감정의 차원으로 격하시키며 애써 부정하려 한다. 윤후명의 연작 장편소설 속 인물도 그러하다. 그는 이 허무를 알기도 전에 체험한 ‘조숙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그저 그것을 느낄 뿐, 자신이 느끼는 허무감의 본질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또한 나름대로 배웠다는 의식이 강한 인물이기에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 허무감을 조소(嘲笑)하는 ‘미숙한 인물’이기도 하다.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