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한라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은자의 나라 / 오미향
은자의 나라 / 오미향 "젊은 놈이 그리 정신없어 으짤끼고…… 깜빡할끼 따로 있지" 나의 청각이 목소리의 진원지를 잡아낸다. 툴툴대는 은자가 있는 곳은 주방 어디쯤이다. 은자가 계속 투덜거린다. 음식을 내기에 급급한 상황인데도 은자의 입은 쉴 줄 모른다. 나는 툴툴거리는 은자를 무시한 채 밥을 먹는다. 금방 끝날 투덜거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볼 때 이것은 습관이다. 뭐 하나만 잡으면, 사건의 대소를 불문하고 잔사설을 늘어놓는 이것은 고질병이다. 어제 아침 화장실 바닥 공사를 했다. 공사라고 해 봐야, 타일이 떨어져 나가 생긴 대야만한 웅덩이를 메우는 일이었다. 김씨가 맡고 있는 공사만 끝내면 그만한 재료는 충분히 얻을 수 있었다. 그러니 시간을 두고 기다린다면 돈을 들이지 않고서도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