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현대경제신문 신춘문예 시 가작] 영양교환 / 추일범
영양교환 / 추일범 죽은 고양이를 세 번 봤다 로드킬은 빼고 골목에 밥그릇이 엎어져 있다 토한 우유처럼 고양이가 누워있다 빈 그릇에 사료를 붓는다 이런 것도 밥이라고 먹을 것 주변엔 개미가 꼬인다 개미를 죽이는 방법은 많다 한 마리씩 손가락으로 눌러 죽일 수도 있고 침을 뱉어 죽일 수도 있다 굴을 찾아 따뜻한 물을 부으면 더 많이 죽일 수 있다 잼이나 설탕으로 반죽한 붕산을 놓는 방법도 좋다 집으로 돌아간 개미들은 빵을 나누어 먹고 배가 부풀어 함께 죽는다고 한다 태우는 데 두 시간쯤 걸립니다 고양이는 죽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이런 것도 몸이라고 가는 길이 멀면 내장을 제거하는 편이 좋다고 했다 상자에 넣고 리본을 묶었다 고양이를 안고 온 사람이 눈물이 안 난다고 했다 자기도 울 줄 아는데 가끔 이러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