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경인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타동사 연습 / 전태호
타동사 연습 / 전태호 소리가 크면 반드시 무언가를 괴롭힌다. 타동사는 발산의 성질을 띠고 있어서 소리가 크다. 따라서 타동사는 반드시 무언가를 그러니까 목적어를 괴롭힌다. 화요일 타동사가 기능하려면 주어가 필요하다. 아빠는 아침부터 꽝 소리가 울리도록 현관문을 열어젖혔다. 신발을 벗자마자 집이 떠나가라 큰기침을 해댔고, 식탁이 쨍쨍대거나 말거나 유리컵을 함부로 내려놓았다. 내 방 바로 앞에선 신문지를 짜증스럽게 넘겼다. 나의 잠은 이미 타동사에 의해 깨어지고 머리맡의 유리창과 블라인드는 가늘게 흔들거렸다. 주황색 귀마개는 밤사이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타동사는 나를 이불 속으로 숨어들게 만들었다. 침대에 걸터앉았다가 도로 눕게도, 냉랭한 방바닥에 납작 엎드리게도, 나중에는 그저 가만있게도 만들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