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광주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호통버스 / 신수나
호통버스 / 신수나 “잘 갔다 와.” 엄마가 버스에 내 엉덩이를 밀어 넣었다. 앞사람을 따라 단말기에 버스카드를 댔다. ‘삑’ 하는 소리가 높고 짧게 났다. 엄마처럼 단호하고 냉정하다. 엄마가 버스에 날 태우는 순간, 할머니를 보러 갈 꿈은 날아갔다. 우리 집은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변두리에 있다. 그런데도 엄마는 시내 중심가에 있는 유명종합학원에 날 등록시켰다. 매일 엄마가 차로 학원에 데려다준다. 날 기다리는 동안 엄마는 시내에서 볼일을 본다. 학원만 갔다 오면 하루해가 꼴깍 넘어간다. 하지만 견딜만하다. 엄마는 시내에 가면 피자나 햄버거 같은 거로 날 달래주니까. 엄마랑 막 집을 나서는데 이모에게 전화가 왔다. 외할머니가 사라졌다는 거다. 학원엔 다 갔다. 할머니를 찾으러 가는 게 먼저다. 내 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