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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카라콜과 이별하며.


(2013년 6월 25 ~ 26일)


아침에 만난 카라콜



  아침부터 말들에게 다가갔다. 매우 크고 튼튼해 보이는 말. 회색과 갈색의 말들은 다리가 줄에 묶인 채, 조금은 애처로운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봤다.



  말에게는 조금 미안한 얘기지만, 풍경은 아름다웠다. 단지 말의 다리가 묶여 있다는 게, 조금 아쉬웠다. 활발하게 뛰어다니는 말을 찍었으면 어땠을까? 좀 더 자연적인 분위기가 살아 있었을텐데.






  풍경들은 모두 그대로였다. 날씨는 매우 좋았고, 우리들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짐들을 챙겼다.


도미토리가 준 추억



  우리가 머문 숙소는 한 방에 침대가 여러 개인 도미토리였다. 나는 처음으로 도미토리에서 잠을 잤다. 침대는 8개 정도가 있었지만, 우리들과 한스 아저씨 모두 4명이 넉넉하게 이곳에서 잠을 잤다.




  침대 바닥과 이불을 덮을 커버를 주지만,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저렴한 숙소를 원했고, 이곳은 가격에 비하면 만족할 만한 숙소였다.



알리아라산 벨리와의 이별



  숙소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역시 유난히 키가 큰 한스 아저씨. 한스 아저씨랑 함께 한 트래킹이어서 더욱 즐거웠다.



  산을 내려가는 길. 한 무리의 외국인들을 만났다. 그들은 여기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 텐트를 치고 숙박을 했다고 했다. 이곳에서 몸을 치유하고 있다는 그들의 얘기가 거짓은 아닌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산을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더 쉽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물론 시간적으로 올라갔을 때보다 감축되는 건 사실이다.

  이번에 트래킹 한 산은 땅이 너무 좋지 않았다. 신발 여기저기에는 구멍이 생기거나 찢어졌다. 발바닥 여기저기가 아프기 시작했고, 심지어 다리를 절둑거리기도 했다.




  한참 내려가는데 낯익은 얼굴의 사람이 보였다. 알리아라산 벨리에서 우리가 1박을 한 숙소 주인 아저씨였다. 이곳에서 벌목을 하고 있었다. 아저씨는 알리아라산 벨리에 좋은 숙소를 지을 생각을 하고 계셨다. 우리들에게 다시 놀러오라고 했다. 지금보다 더 좋은 숙소에서 재워주겠다고. 마음만으로도 정말 고맙고 감사했다.

  아저씨는 나와 같은 화폐수집을 하고 있었고, 친구가 아저씨에게 우리나라 동전을 선물로 주었다. 나는 가방에서 독도엽서를 꺼내 선물로 주었고, 다음에 꼭 다시 보자며 약속했다.



안녕, 카라콜






  트래킹을 마친 우리들은 숙소에서 하루종일 쉬었다. 그리고 다음날, 카라콜을 떠났다.

  카라콜에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다. 아마 카라콜에서 유일한 카페일 것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여행정보를 얻기도 했다. 카페에는 많은 여행객들이 커피를 마시며, 여행의 피로를 풀기도 했다.

우리가 카라콜을 떠나는 날, 카페 앞을 서성이던 주인을 만났다. 같이 사진 찍자고 하니, 웃으면서 승락해주었다. 


  우리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수도 비슈케크로 향하는 미니버스에 몸을 실었다.



도로에서 만난 휴게소



  우리들은 버스 안에서 잠을 자기 보다는 꼬마 아이들과 노느라 정신 없었다. 우리들 덕분에 아이 부모는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었고, 우리들은 뜬눈으로 장시간 이동을 하고 있었다.


  버스가 갑자기 멈췄다. 잠깐 쉬었다 가겠다며 기사 아저씨가 차에서 내렸다. 우리들도 차에서 내렸다.



  휴게소에는 많은 미니버스들이 있었고, 혹시나 우리 버스를 못찾을까봐 버스 주변을 서성였다.



 조용하고 한적한 풍경이 쓸쓸하다.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 중인 외국인들을 만났다. 오토바이가 고장 났는지 계속 고치고 있었다. 우리의 도움은 크게 필요없을 것 같았다. 그들의 오토바이가 빨리 도로 위를 달리길 바라며, 우리는 수도 비슈케크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