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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선작>

 

   윤달화첩 / 이상구

 

다랑이논 쟁기질로

거품 물던 황소처럼


고단했던 과거가

땀을 훔친 풍경처럼


아버지 굽은 등짝에

내려앉은 저, 노을





  <당선소감>


   "망설이다 투고한 작품, 감회 남달라"


매서운 한파와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온통 뒤숭숭한 경자년의 세모에 교육청 대강당에서 중앙대학교 문창과 이승하 교수님의 ‘팬데믹시대 문학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주제로 거리두기를 한 채 특강을 듣고 있을 때 낯선 번호로 전해온 당선 소식에 잠시 멍해서 정신이 아찔해 허둥댔다. 원고 마감 일주일 전까지 망설이다가 투고한 작품인지라 감회가 남다르다.

돌이켜보면 몇 년 전 고인이 되신 백수 정완영 선생님을 만나 시작된 막연한 시조 사랑이었지만, 이후 이교상 선생님의 열정이 넘친 지도로 다시 시조의 원리를 깊이 깨달으며 주경야독의 시간을 보냈다.

치열한 합평회를 통해 습작의 문제점을 주고받았던 문우들과, 퇴고의 순간마다 줄담배를 피울 때 건강 걱정에 마음 졸이던 아내, 성격 급한 아버지를 이해해 주던 아들과 딸에게도 오늘 고마운 마음을 함께 전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저의 졸작을 뽑아 주신 심사위원님들과 경상일보 관계자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 대은시조문학상 대상
  ● 백수문학 운영위원



  <심사평>


  연시조 틈새에 빛나는 단시조 반가워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이었다.

현대에 시조가 존립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우선 한국의 고유한 시 형식이기 때문이다. 자유시가 난해화, 산문화돼가는 경향마저 보이는 때 시조의 정형성이 운문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 결선에 오른 15명의 52편은 시조의 정형성을 잘 지키고 있어 다행스러웠다.

그 가운데 작품의 완성도가 가장 뛰어난 ‘윤달 화첩’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이 작품은 표현에 무리가 없다. 당선자의 다른 작품들이 고른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선자를 안심시켰다.

연시조들의 틈새에서 가장 빼어난 작품이 단시조라 반가웠다. 시조의 세계화가 운위되는 작금에 단시조의 가치는 더욱 소중하다.

정진을 빈다.

심사위원 : 유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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