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구덩이 / 이정
구덩이 / 이정 등장인물 이 씨 40대 남자 김 씨 30대 남자 때 깊은 밤. 장소 어느 산. 정장 차림의 김 씨와 어두운 옷차림의 이 씨가 숲을 헤치고 나온다. 김 씨는 삽을 들고 있고 이 씨는 장우산을 지팡이처럼 짚고 있다. 이 씨 : (고통스러운 듯 주저앉으며) 아이고, 좀 쉬었다가 가시죠. 김 씨 : 어디가 안 좋으십니까. 이 씨 : 아니요. 산에 너무 오랜만에 왔더니 힘드네요. 김 씨 : 그러시군요. 다 왔습니다. 이 씨 : 여기군요. 김 씨 : (둘러보며) 나쁘지 않은 것 같네요. 이 씨 : 여기서 뭘 하시려는 겁니까. 김 씨 : 그건 차차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씨 : 올라오느라 옷에 흙이 잔뜩 묻었네요. 비싸 보이는데. 김 씨 : (옷을 털며) 어머니께서 사주신 거예요. 이 씨 : 촤르륵 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