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바람의 책장-여유당*與猶堂에서 - 구애영
바람의 책장-여유당*與猶堂에서 / 구애영 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그대의 표정을 보네 파도소리 스며있는 머리말 속살을 타고 첫 장을 지나는 노을 갈채로 펼쳐지네 오래도록 서 있었을 배다리 뗏목 위로 저문 하늘을 업고 떠나는 새떼를 향해 별들도 산란을 하네 넘어가는 책장들 갈잎은 결을 세우려 마음을 다스리는가 안개의 궤적을 뚫고 스러지는 이슬안고 목민의 아슬한 경계 은빛 적신 판권이었네 *다산 정약용 생가 [당선소감] 시조의 길, 늘 처음 걷는 듯 설레고 가슴 벅차 그날, 눈이 내렸습니다. 당선의 소식은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연서였습니다. “어멈아, 산 사람은 묵어야 살지야, 우리!” 눈을 감으실 때까지 서숙미음을 드셨던 어머니! 당신의 똥 싼 기저귀를 안 보이려고 거식증으로 생을 마치신 친정어머니! 두 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