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동양일보 신인문학상 동화 당선작] 김상통 / 할머니, 우리 동업해요
할머니, 우리 동업해요 김상통 “뭐라고? 금반지를 잃어버렸다고?” 무릎걸음으로 한달음에 기어간 병구가 나뭇가지처럼 빼빼마른 할머니의 손을 거칠게 잡아 당겼습니다. 할머니의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할머니의 손가락에는 희미하게 자국이 남아 있을 뿐 금반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병구는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할머니는 돌아가신 병구아빠가 사 준 금반지를 한 번도 손가락에서 빼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무척 아끼셨습니다. 며칠 전 일이었습니다. 텔레비전에서 금값이 사상 최대로 올랐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뉴스를 보던 할머니가 금반지를 만지작거리면서 중얼거리셨습니다. “애고, 금값이 많이 올랐다는디…, 이놈 팔아서 우리 병구 콤푸타나 장만해 줘야겄다.” 그 말을 들은 병구는 기분이 너무 좋아서 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