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대봉 - 김이솝
대봉 / 김이솝 파르티잔들이 노모의 흐린 눈에 가을을 찔러 넣는다.턱밑에 은빛 강물을 가두고 은어 떼를 몰고 간다. 쿵! 폭발하는 나무들. 온통 달거리 중인 대봉 밭에감잎 진다. 며느리가 먹여주고 있는 대봉을 다 핥지 못하고뚝뚝, 생혈(生血)을 떨구는 어머니. 남편과 아들이 묻힌 지리산 골짜기유골을 찾을 때까진 살아 있어야 한다고삽을 놓고 우는 섬진강변. 귀를 묻고 돌아오는 저녁. “겨울비처럼 세상에 붐비는 시를 써갈 것” 빗방울이 차갑게 공중에 붐비고 있습니다. 8층에서 내려다보는 세계는 어제와 다르지 않습니다. 어제까지의 김이솝이 아닌 것에 대하여 스스로 놀라고 있습니다. 신춘문예 당선 소식을 접하기 전과 후의 모습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는 것인지! 정말 이래도 되는 건지…. 어느 날 갑자기 시가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