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인어를 그리다 / 박소정
인어를 그리다 / 박소정 만약에 무엇이든 붙일 수 있는 풀이 있었다면, 엄마는 내 오른손에는 엄마의 손을, 내 왼손에는 화구통을 붙여놓았을 것이다. 엄마 손에 이끌려 나오게 된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아침부터 내 또래의 아이들, 그리고 아이들의 부모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제 6회 전국 물빛공원 인어그리기 사생대회 공원의 중앙에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나는 현수막에 그려진 금발 머리에 봉선화 꽃잎 색으로 물든 볼을 빛내고 있는 인어를 노려보았다. 신데렐라, 콩쥐, 잠자는 숲속의 공주, 백설 공주 등등 왕자가 없으면 안 되는 수많은 공주들 중에서도 나는 인어공주가 제일 비호감이다. 왕자와의 사랑을 위해서 자기의 모든 것을 버리고 인간이 되다니. 인간이 뭐가 좋다고 인간이 되려고 한 건지 첫째로 이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