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매일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늑대가 나타났다 / 명은숙
늑대가 나타났다 / 명은숙 보름달이 그림자를 드리웠다.어둠 속 달빛에 비친 눈이 번뜩이고 있었다. 눈꼬리를 따라 빛은 점점 강해지고, 머리에 있던 털들이 자라고 있었다. 빳빳하고 거친 털들이 자라나 눈을 가리고, 뺨과 턱을 덮었다. 나는 올려다 볼 수 없었다. 확인하는 것이 두려웠다.'곧 커다란 입에서 송곳니들이 튀어 나올 거야!'상상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했다. 그림자가 커지고 있었다. 달은 더욱 노란빛을 띄며 그림자를 키웠다. 늑대는 달빛을 받으며 변했다. 커다란 어깨를 벌리고, 잔뜩 웅크렸던 날카로운 발톱을 펼치고,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연지네 집은 우리 집에서 버스로 세 정거장은 가야한다. 낮에는 걸어가기도 했지만 저녁엔 위험하다고 엄마가 버스를 타라고 했다. 나는 조금 있으면 내려야 한다. 이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