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당신의 당신 / 문혜연
당신의 당신 / 문혜연 새들의 울음은 그들의 이름이 됩니다우리는, 어떤 이름을 갖게 될까요원래 인간은 제 이름보다 남의 이름을더 많이 부르는 종이잖아요나는 당신의, 당신은 나의 이름을새들에게 우리는 우리일까요 우리를 대신할 말을 찾아요수많은 단어들이 사라져요뻐끔거리던 입술들이 짝을 짓습니다입술을 부딪치며, 서로에게 옮아가는 인간들새들은 인간과 상관없이 날아다닙니다새들은 새들이고, 우리는 우리입니다부리를 부딪치는 새들은정다운 만큼 가벼운가 봐요 자신을 닮은 사람을 세 번 만나면 죽는다는 얘기들어본 적 있어요지렁이와, 지렁이 모양 젤리그걸 공포라 할 수 있나요머리와 꼬리를 알 수 없는 젤리는달콤하고 모호한, 주인모를 관계들우리는 점점 닮아 가는데누가 누굴 닮은 건지 모를 때는어떻게 할까요, 당신은 지금2%의..